[주민소통기자단]성지윤기자, 우리동네 별책부록 - 하얀정원의 탑돌이 전시
등록일 : 2021.05.26


관악구는 지난 5월 17일부터 22일까지 일주일간 제1회 <우리동네 별책부록> 축제를 개최하였습니다. 관악문화재단과 관악구 내의 독립책방이 함께 기획하고 운영한 온·오프라인 책 문화 축제입니다. ‘우리 동네 숨은 이웃 찾기’라는 주제 아래에 각 독립책방의 성격과 지향점에 맞는 다양한 이웃들을 담아내었습니다.


 


“책과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아지트”를 제공하는 예술서점 하얀정원은 본축제보다 앞선 5월 10일부터 22일까지 2주 동안 관악구에 기반을 둔 청년 예술가가 참여한 “정원의 예술가” 프로젝트를 진행하였습니다. 하얀정원의 홍예지 대표가 기획하고 김혜린 작가, 노오경 작가가 참여한 <탑돌이> 전시와 아티스트 토크를 선사하였습니다.


 

 탑돌이 전시는 <배러라이프 공든 탑 쌓기> 워크숍의 결과물인 탑과 그 과정을 기록한 영상물, 김혜린 작가의 초단편 소설 족자로 구성되었습니다. 노오경 작가의 <배러라이프 공든 탑 쌓기> 주민참여워크숍으로 주민들이 각자의 생활 공간에서 가져온 물품 10가지에 가치를 부여하여 탑을 쌓게 하였고, 김혜린 작가는 이렇게 만들어진 탑을 모티프로 초단편 소설을 집필하여 사람들의 더 좋은 삶에 대한 소망과 여정을 족자에 옮겼습니다.


김혜린 작가는 문화재에 대한 이야기를 초단편 소설로 담아내며, 소설, 시, 삽화 등 다양한 작업을 합니다. 또 그의 저서 『경주잡문』(아름다움, 2019), 『중박잡문: 국립중앙박물관 잡문』(아름다움, 2020)을 집필하는 동안 관악구의 여러 독립책방에서 작업하며 영감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이렇게 두 작가는 관악구에 대한 애정을 기반으로 <탑돌이>전시 협업을 하였습니다.


하얀정원은 21일과 22일 아티스트 토크를 통해 두 작가의 작품과 좋은 이웃에 대한 생각을 함께 나누었습니다.
저는 22일 노오경 작가의 아티스트 토크에 참여하여 그의 작품, 사회참여예술, 교육과 예술의 경계와 좋은 이웃으로 좋은 삶을 사는 법에 관해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는 대학동에서 자취하며 시작된 “자연이 어디에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대학동 헤테로토피아>로, 자취생활의 고충을 <배러라이프 자취생존법 연구회>로 풀어낸 적 있습니다. 이 두 작품 또한 <배러라이프 공든 탑 쌓기> 워크숍처럼 지역 주민, 자취생을 공론장에 초대하여 함께 이야기를 나눈 사회참여예술작품이자 “배러라이프(Better Life)”, 즉, 더 좋은 삶에 대한 고민을 이어온 결과물이기도 합니다.


노오경 작가는 그의 학적 배경인 예술과 교육학을 활용하여 자신을 환대해주는 커뮤니티에 도움이 되는 좋은 이웃, 좋은 ‘관계 맺는 자’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고 하였습니다. 그가 생각하는 좋은 이웃이란 언제나 긍정적인 반응만 보이는 사람이 아닌, 때에 따라 쓴소리도 하는 입체적인 이웃입니다. 그 역할을 위해 그는 “퍼실리테이터”로 담론을 풍부하게 하기도, 보편적인 가치에 딴지를 걸기도 합니다. 또한 일반인을 초대하여 작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노오경 작가는 어쩌면 그들 본인조차 몰랐던 그들의 가치와 삶의 의미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제공합니다. 한편으로는 타인의 이야기를 들을 때 갖춰야 할 태도와 해롭지 않은 환경에 대해 고민하기도 하고, 그들이 소재로만 사용되고 마는 게 아니라, 그들의 이야기와 참여가 예술의 과정이 되어 비로소 작품으로 완성되었다는 감각을 되돌려주기 위해 고심합니다. 이를 위해 이번 <탑돌이> 전시에서는 불특정 다수의 소원이 모여 쌓이는 거대한 탑의 원리를 전시장으로 가져옴과 동시에 탑을 쌓는 참여자의 이야기를 모두 담고, 그들의 소원에 집중하고, 그 창작 과정을 예술 작업의 영역 안으로 끌어오는 것에 집중하였습니다.

 


[전시 현장 모습]


본래 자연물인 탑이 생활 속 물건으로 인공적인 전시 공간에 쌓여있는 것을 전시 공간을 한 바퀴 도는 동선으로 전시를 관람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염원을 비는 탑의 본질과 우리를 몇천 년 간 위로해준 토속 신앙적 관념을 생활 속에서 가까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더불어 나는 나의 어떤 물건들로 탑을 쌓고 가치를 부여할 수 있을지, 내가 생각하는 더 좋은 삶은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되었고 머릿속에서 나만의 탑을 쌓아보기도 하였습니다. 이러한 개인적인 감상이 이어지는 것 또한 어쩌면 사회 참여 예술의 연장선일 수도 있겠습니다.
 비록 <탑돌이> 전시와 <우리동네 별책부록> 축제는 막을 내렸지만, 여러분도 좋은 삶과 좋은 이웃에 대해 고민할 시간을 잠시 가져보고 좋은 삶을 위한 소망을 빌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더불어 이다음에도 개최될 <우리동네 별책부록> 축제에도 계속 관심을 쏟아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