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소통기자단] 송준호기자, 관악에 1인 가구 공동공간 만들자! '일인당'
등록일 : 2018.12.17


 관악의 1인 가구비율은 전체의 약 45%로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단연 1위다.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1인 가구는 1~4분위 저소득가구가 전체 가구의 79%로 가장 높고, 1인 가구의 연소득 대비 주택가격(PIR)은 20.8배로 서울시 평균의 2배를 넘는다. 월세 부담에 최저주거기준에도 못 미치는 지·옥·고(지하, 옥탑, 고시원) 등으로 향하는 인구는 15%에 달한다. 이런 상황에 행정은 예산부족을 얘기하고, 정치는 세대 간 형평을 따질 때, ‘시민이 나서서 해보자’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1인가구 공동공단 만든당, ‘일인당’이다.


 지난 12월 13일, 관악사회복지 사무실에서는 ‘관악에서 1인 가구 공동공간을 만들어보겠다’는 원이슈 프로젝트 정당 “일인당”의 ‘창당준비팀’ 회의가 열렸다. ‘일인당’에 대한 소개, 자기소개, 창당을 위한 브레인스토밍, 구체적 논의 순으로 진행된 이날 회의에는 1인 가구라고 하면 흔히 떠올리는 2030세대뿐만 아니라 4050세대의 1인 가구 당사자, 1인 가구 공동공간에 관심이 있는 활동가 등이 두루 참석했다.



▲ 일인당 창당준비팀 행사에 참여한 관악 시민들의 모습


 이번 모임은 관악 시민 각자가 ‘일인당’에 바라는 모습을 공유하고, 이에 대한 밑그림을 그리기 위해 마련되었다. 참여자들은 일인당의 목표, 운영원칙, 상징을 자유롭게 발표하고 토론하면서 공통분모를 찾아갔다. 분반토론을 통해 각자의 의견을 포스트잇에 써서 공유하고, 이를 종합해 공통적인 의견을 그룹 짓는 작업이 이루어졌다.  



▲ 일인당의 모습에 대한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모습


 일인당 참여자들이 추구하는 목표에서는 ‘1인 가구 행복권’, ‘조례제정’, ‘개인이 존중되는 열린 공동체’의 공통점들이 눈에 띄었다. 1인 가구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가 반영된 듯, 하나의 권리로서 1인 가구의 공동공간을 사유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운영원칙에서 다수 보인 키워드로는 ‘수평적 관계’, ‘숙의를 통한 의사결정’, ‘온/오프라인의 통합적 운영’을 꼽을 수 있었다. 일인당의 구성원들이 조직 내 민주주의를 치열하게 고민하는 흔적이 엿보였다. 일인당의 상징으로는 오로라, 우산, 사자성어를 비롯한 다양한 디자인이 제출되어 경합을 벌였다. 회의는 시종일관 즐겁고 유쾌했다.


‘창당’이라는 용어 때문에 기성정당과 혼동하기 쉽지만, 일인당이 추구하는 방향은 다르다. 일인당이 표방하는 ‘원이슈 프로젝트 정당’은 하나의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모인 시민 중심의 실험적 공동체다. ‘정당’이라는 제도를 은유로 활용하고, 기성정치의 언어를 전유(專有, appropriation)함으로써 이를 극복하려는 시도다. 따라서 일인당은 1인 가구 공동공간에 관심 있는 시민이라면 누구나 당원이 될 수 있는 열린 공동체를 지향한다.



▲ ‘원이슈 프로젝트 정당’에 대한 일인당의 소개


 관악공동행동과 민주주의 활동가조합 빠띠쿱은 이러한 실험적인 움직임을 공동지원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지역의 사회문제를 시민주도로 풀 수 있을까’ 고민하던 끝에, 관악의 1인 가구에 주목하고 이를 가장 대중적인 방법으로 풀어보고자 했다.

사실 ‘일인당’의 이름으로 모인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창당준비회의 이전에 “내가 그리는 1인가구 공동공간”이라는 첫 오프라인 모임을 개최한 바 있다.



▲ 첫 오프라인 모임의 발표 모습

 
 11월 30일 열린 첫 모임은 관악 내에 있는 다양한 형태와 계층의 1인 가구 실태를 공유하고, ‘공동공간’을 함께 그려보는 자리로 마련되었다. 이 회의에서 제기된 각양각색의 의견을 통해 관악의 1인 가구가 현재 겪고 있는 어려움이 무엇이고, 진정 필요로 하는 시설과 서비스는 어떤 것인지를 파악할 수 있었다.



▲ 첫 오프라인 모임에서 나온 ‘공동공간’ 상상도


 일인당은 2019년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할 예정이다. 일인당이 만드는 1인 가구 공동공간은 어떤 모습일까. 일인당이 밝힌 것처럼 ‘셰어하우스’도 아니고 ‘예산과 공간’도 정해지지 않은, 새로운 공동공간의 미래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