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소통기자단] 전은정기자, 더불어 사는 사회를 위하여... 뮤지컬 ‘가방 들어주는 아이’
등록일 : 2019.10.02


“처음엔 한 명만 가방을 들어주었는데 이제는 다 같이 가방을 들어주겠네? 가방이 친구를 만들어 줬어.”



공연을 관람한 후 여섯 살 아들이 웃으며 제게 말했습니다. 몸이 불편한 아이의 가방을 들어주면서 친구가 된다는 내용의 ‘가방 들어주는 아이’ 라는 뮤지컬은 많은 여운을 주었습니다. “영택이는 다리가 아파서 얼마나 힘들까?”, “친구들은 왜 영택이를 싫어하지?”, “가방을 들어주는 석우도 축구가 많이 하고 싶겠지?” 등 여러 질문을 들으며 공연을 관람하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방 들어주는 아이’는 관악문화재단이 출범 후 개최한 첫 공연입니다. 관악구는 그간 구민의 문화예술 향유의 기회를 확대하고 문화자원을 활용한 지역경쟁력을 향상하기 위해 문화재단 설립을 추진해 왔습니다. 관악문화재단은 관악구의 문화흐름을 선도하고 지역문화 발전을 기여하기 위해 출범하였습니다.


 9월 28일 오후 3시 관악문화재단 공연장에서 열린 이번 공연은 온·오프라인 예매가 10분 만에 모두 매진되는 등 열기가 뜨거웠습니다. 재단에서 공을 들여 준비한데다 가족 단위의 관람이 가능해 인기가 높았다는 후문입니다.




 오프라인 티켓의 경우 공연 한 시간 전부터 예매가 가능했지만 두 시간 전부터 관객들이 찾아오는 등 공연장이 북적거렸습니다. 관악문화재단에서는 사전 예매와 더불어 현장예매 진행, 공연과 함께 추억을 남길 수 있는 포토존 설치 등을 지원하였습니다. 또 키가 작은 어린이들을 위해 두꺼운 방석을 구비해놓아 관람에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이번 뮤지컬은 ‘아주 특별한 우리 형’, ‘안내견 탄실이’ 등 수많은 동화책을 집필한 베스트셀러 동화작가인 고정욱 작가의 작품이 원작입니다. 고정욱 작가는 지체 장애인 1급으로 일상생활에서 몸이 불편한 어린이들이 경험할 수 있는 일을 책속에 녹여냈습니다.



 무대 세트장은 아이들이 지루하지 않게 학교에서 문방구, 집 등으로 적절하게 변화를 주었습니다. 또 빨간색과 노란색, 초록색 등 색감있는 무대조명과 주인공을 돋보이게 하는 핀조명 등을 이용하였고 때때로 관객석을 비춰주면서 함께 호흡하는 모습도 인상 깊었습니다.


 집이 가깝다는 이유로 마지못해 영택이의 가방을 들어주던 석우는 다른 친구들과 놀기 위해 도망을 치기도 했지만 뒤늦게라도 가방을 가져다주며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또 영택이의 생일파티에 참석하기 위해 문방구 아저씨와 선물을 만들어 가는 모습도 감동적이었습니다.



 이 공연을 통해 받을 수 있는 가장 큰 메시지는 ‘더불어 사는 사회’ 일 것입니다. 영택이는 처음에 혼자였지만 ‘가방’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석우라는 친구를 얻게 되었고 석우의 친구들까지 친하게 지낼 수 있는 희망을 보았습니다. 영택이는 생일날 쓸쓸하게 눈물을 보이던 모습에서 벗어나 친구들과 신나게 학교를 다닐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이번 공연을 통해 잊고 지냈던 ‘함께’라는 단어를 떠올렸습니다. 관악문화재단의 의미있는 첫 공연을 기억하고 아이와 더불어 행복하게 살아가는 관악구민이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