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소통기자단] 이광국기자, '이제 한반도 경제에 투자하자!'
등록일 : 2019.12.05


-북한에서 남한까지 망고라면-


11월 21일(목) 오후 7시, 서울시 관악구 봉천로 545, 관악창업공간 5층에서 대북 창업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북한에서 남한까지 망고라면(망설이지 말고 함께라면)’ 강연 토크쇼가 열렸다.
창업을 공통분모로 탈북민들의 남한 정착 과정, 서로 이해하는 시간과 함께 대북창업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시간이었다.
실제 북한의 각 지역 출신 창업가 5인의 지난날들과 함께, 역경을 딛고 성공한 창업 전반에 관한 생생한 강연 그리고 청중과 함께하는 토크쇼가 중심 내용이었다.


5인의 창업가인 북한출신 1호 창업보육전문 강성우 매니저(이그나이트이노베이터스), 이영철 대표(엘티케이), 박대현 대표(사단법인 우리온), 제시김 대표(제시김키친), 김혁 대표(S&F)가 강연과 토크쇼에 참여했다.



[11월 21일 관악창업공간, ‘북한에서 남한까지 망고라면’ 2부 토크쇼 중이다.]


북한 출신 1호 창업보육전문 매니저
남·북 창업경진대회 제안!

▲강성우 매니저는 13년 전, 18세에 탈북했다.
당시 학생신분으로 생계유지를 위하여 장사(창업)를 병행했었고, 제철소에서 제련용으로 사용하는 연료탄을 매입해서 다른 지역에 팔거나, 기름(연료), 잡화들을 취급했다고 하였다. 최종적으로 남한 옷 장사를 하다가 단속에 걸려서 결국, 남한으로 오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 밝혔다.
남한에서 20대를 보내게 되었고, 대학의 동아리 활동과 여행 등 자유로움을 마음껏 즐겼다고 회상했다. 당시에 주로 했던 활동으로는, 남·북한 학생들이 모여서 토론하고 통일 관련 문제들도 함께 고민하는 시간들을 보냈다고 하였다.


또한 과거 사회주의였던 루마니아가 북한에 대하여 잘 이해하고, 안타까움을 느끼고 돕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한 단체와의 교류활동도 소개하면서 아마 내년쯤에 북한에 의료팀과 봉사팀을 파견하려 노력하고 있다는 것도 전했다.
현재는 북한에서 형편상 어려웠던 자전거를 시간 날 때마다 틈틈이 즐기고 있다면서 밝은 미소를 보였다. 이그나이트와 인연이 돼서 매니저 활동과 다양한 경험·배움을 동시에 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이러한 매니저 활동이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하였다.


이그나이트에서 하는 활동으로는 크게 3가지를 소개하였다.
△헬스케어합자조합: 현재 12개 기업 관리.  △엑셀러레이터: 창업 지원·인큐베이팅·투자 병행(컨설팅/마케팅).  △비영리 문화콘텐츠 사업: 대북사업 일환, 남한의 낙후된 지역에 활력 제고. 특히 태백(과거 15만 인구, 현재 4만 명 수준)같은 지역에 클래식 등 문화산업으로 지역의 활성화를 꾀하며 성과를 보인다면, 차후 통일이 됐을 때 북한에 쉽게 적용시킬 수 있다고 하였다.
마지막으로 개인적인 미래계획으로는 2가지를 들었다.
△남·북한 창업경진대회를 2~3년 이내에 개최하자는 제안(김정은 위원장에게).
△스포츠+헬스케어 사업. 자전거 마니아로서 착안, 안장에서 심박수, 혈당, 혈압, 당뇨 등 건강신호 제공.



[이영철 대표, 하나 된 한반도 경제를 중점적으로 강연 중이다.]


▲북한의 카이스트라고 불리는 김책공대 출신, 이영철 대표는 현재 VAN사업(카드 단말기)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외무성 출신으로 49개 해외국가에서 공무원 생활을 했던 이른바 엘리트였지만 2004년 입국해서 대전에 정착했을 당시, 북한출신 탈북자라는 색안경 때문에 많은 어려움과 서러움을 느꼈다며 씁쓸한 회상을 하였다.
2006년 창업을 했고 현재는 1천 개 가맹점을 보유한 어엿한 중견기업 반열에 올라있다는 자신감을 표현했다. 2008년부터는 ‘탈북민 대안학교’를 지원하고 있으며, ‘사랑의 연탄봉사’에도 매년 후원하고 있음을 전했다. 특히 탈북가족봉사단이 자신들도 어려운 형편이지만 연탄봉사에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렸다.


장마당 경제, 한국경제의 20%
2천만을 끌어안고, 하나 된 한반도 경제

이 대표는“탈북민은 북한 동포에게는 죄인이다”라고 하였다. 그러나 결단코“탈북민이 조국을 버린 것이 아니라, 북한정권이 탈북민을 버렸다”라며 마음의 짐을 표현하기도 하였다.
그러면서 탈북민을 타 지역에서 온 그저 단순한‘출장 중’인 평범한 같은 국민으로 바라봐 주기를 당부하였다. 자신은 대북창업을 위해 무언가 노력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강하게 느끼고 있다고 하였다.
탈북민은 북한의 실정을 너무나 잘 알고 있고, 남북이 서로 융합하는 것이 하나의 한반도가 되는 것이라는 핵심을 전했다. 그 꿈을 현실로 이루는 것은 아마도 남북의 창업자가 가교 역할을 할 것이라고 하였다. 미래의 2천만 명 끌어안기가 필요하며, 한국경제의 20%에 달하는 북한의 장마당경제 규모도 추측했다.
유망한 대북창업 아이템으로는 크게 △요식업 △슈퍼 △전산시스템 등을 꼽았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부동산에 투자하지 말고 대북창업에 투자할 것을 강조하였다. 대한민국의 경제는 이제 남북이 하나 된 ‘한반도경제’이며 바라보는 시각을 바꾸고, 2천만을 끌어안고 사랑하고 함께 나누자고 재차 호소하였다.


▲박대현 대표는 2015년, 탈북민들이 특히 정보에 취약한 것을 개선하고자 ‘사단법인 우리온’을 만들게 됐다고 밝혔다.
10명 중 8명이 정보를 어디서, 어떻게, 어떠한 정보를 얻는지 몰라서 정착과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하였다.

주요 사업으로는 △온라인 플랫폼 사업: 정보 상담, 정보제공, 멘토링.  △홍보·컨설팅: 탈북민 주축 협동조합, 아산상회(탈북청년) 등 홍보, 컨설팅 제공.
여러 사업주체들과 협업을 통하여 사업들을 진행 하고 있으며, 특히 다양한 정보를 한 곳에 모아 탈북민들에게 제공하고 있다고 하였다. 실제 조회수가 8천 회를 넘길 정도로 활발한 정보제공이 이루어지고 있는 긍정적인 현실을 전했다.



[박대현 대표, 탈북민 대상 온라인 플랫폼 사업 강연 중이다.]


기본 설문조사에서는 상담과 멘토링의 필요성(욕구)이 가장 높았으며, 그것은 누구나 낯선 환경에서 선택과 결정을 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즉 사회를 파악하고 적응하려는 노력의 밑바탕에 좋은 정보가 제공되어야 하며, 현재 24시간 온라인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고 하였다.
최근 탈북민 창업 관련하여 150명을 설문조사를 했었고, 북한에서 장사(창업) 경험이 남한에서도 도움이 되는가에 대한 것들이 주요한 설문내용이었으며,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탈북민 3만4천 명 중(25년 전부터 누적)에 현재 한국에 거주하는 인원은 2만8천 명으로 사망, 이민 등을 제외한 집계라고 하였고, 과거도 현재도 어떻게 하면 탈북민들이 남한에 잘 정착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있다고 하였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다양한 사업들을 하게 되었고, 앞으로도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고자 한다고 하였다.


공산주의 모르는 장마당 세대, 빠른 경제 개념
▲제시김은 혜산 출신으로 현재 ‘제시김키친’창업을 눈앞에 둔 대학생이자 예비대표이다.
중국과 가까운 접경지역에 거주하며, 역시나 13세부터 장마당에서 장사를 시작했었다고 밝혔다. 자신은 공산주의를 경험한 세대가 아니며, “세상에 공짜는 없다.”라는 것을 너무나 빨리 깨우치며 돈(경제)에 개한 개념을 상당히 빠르게 인지했었다고 하였다.
자신은 어려서부터 “이 땅에 잘못 태어났다”라는 생각을 했었다고 하였다. 그래서 “내 삶에서 미래의 선택은 내가 하겠다.”라는 굳은 의지로 2014년 남한에 정착하게 됐고, 현재 대학생활과 창업 준비를 병행하며 활력 넘치는 시간을 보낸다고 전했다.


탈북민 중 여성 비율이 71%에 이르지만, 여성창업가 비율은 높지 않다고 하였다.
창업 분야에 대한 고민을 하다가 좋아하고 잘하는 일로 창업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으며, 자신이 음식과 관련하여 월등히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음을 자각하면서 결국 ‘음식’이 창업의 아이템이 되었다고 하였다.



[제시김 대표, 장마당 경제부터 제시김키친 사업 전반에 대한 강연 중이다.]


첫 시작은 북한 음식으로 소규모 쿠킹클래스를 만들었다고 하였다.
점점 좋은 반응을 얻어 현재는 초·중·고 학생부터 일반인, 직장인 등 수강생을 모집하여 북한 음식으로, 음식을 넘어 삶과 이야기를 공유하며 국적도 인종도 차별도 없는 하나라고 하였다.
음식을 통하여 가까운 사람부터 변화시키고, 세계가 변화되고 북한을 이해하고 사람을 알아가는 일이라고 하였다. 그렇게 인간 대 인간으로 서로를 마주하는 사회상을 그려본다고 하였다.


김 대표는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돈 버는 일이지만, 즐겁고 에너지가 솟구치는 일이라고 하였다.
현재 제시킴키친은 두부를 소재로 하는 ‘두부밥’이 중심이며 야채소스, 고기소스를 곁들이며 이미 행사에서 제시킴키친의 케이터링(행사 음식)을 여러 차례 선보이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김혁 대표는 어선 한 척으로 조업하여 유통하는 ‘S&F 법인’을 지난 5월 1일에 설립하였다.
지난 2010년 두만강을 건너다 어머니가 사망하고, 남한 정착 6개월 만에 아버지마저 사고로 세상을 떠나며 형제(남동생)만 남게 됐다.
김 대표는 당시에 안 해본 일이 없었고, 선배의 조언으로 바닷일을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배 인수 과정이 상당히 힘들었음을 전하며, 사유는 당연히 재원조달이었다고 하였다. 현재 8톤 어선으로 제주근처 해상에서 조업을 하고 있으며, 3명으로 시작해서 전원 선장면허를 취득할 정도로 누구보다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쇼핑몰을 준비 중에 있으며 가장 큰 이유는, 병어를 예로 들며 4,500원 출하가가 노량진시장에서는 소비자가 1만7천 원 가량으로 판매되는 것이라고 하였다. 중간마진을 없애며 소비자는 신선한 생선을 절반가격에 구매할 수 있고, 회사는 이윤을 더 올릴 수 있다고 하였다.
그리고 지역의 여러 어선들과 공동판매(쇼핑몰)도 추진하고 있다고 하였다.



[김혁 대표, 법인 설립 배경과 향후 사업 구상안 등 강연 중이다.]


수산업 연령대가 대부분 60~70대의 고령이며, 중노동으로 인하여 청년들을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라고 전했다. 그 자리를 외국인들이 채우고 있으며, 자신들은 오히려 시장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하였다.
2020년 매출은 약 12~13억 원을 예상하고 있다면서, 특히 전남지역으로 간 이유는 어획량도 많지만 오히려 어업인구는 줄어들고 있고, 가장 큰 이유는 지역유통이 위판장의 수입보다 높은 점이라고 하였다.


한편 특이사항으로 해양오염 문제를 들었고, 해양쓰레기는 육지보다 오히려 바다의 그물과 어구 등 그냥 버리는 것들이 많다는 것이다. 사실 처리비용이 만만치는 않지만, S&F는 최대한 수거해서 분리수거 하고 있다고 하였다. 

향후계획으로는 크게 3가지를 들었다.


△어업스포츠: 바다낚시와 해양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스포츠 결합.
△바다 관광레저: 남북 5천여 개의 섬 등 섬투어·레저산업.
△대북사업: 노후·폐어선 북한으로 수출. 북한은 목선이 대부분으로 남한의 폴리카보네이트 어선은 상당히 고품질·높은 인기 예상.


▲2부 토크쇼에서는 현장 청중의 질문을 모아서 창업가 5인이 답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대북 창업 아이템은 강연 시에 나왔던 사업 분야가 주를 이루었고, 통일의 발판이 될 수 있도록 남북공동 창업으로 대북무역을 활성화시키고 한반도 경제로 나아가자는 방향성에 무게가 실렸다.
뒤이어 ‘통일’에 대한 내용으로 상당한 시간을 할애하였다.


△제시김 대표는, 하루하루 먹고 살기 힘든 주민의 입장에서는 통일은 추상적이고 와 닿지가 않았었다고 밝혔다. 부모세대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우리세대는 그런 생각들이 있다고 하였다. 덧붙여 현재 남한에 와서 심적 여유가 생겨서 통일을 논할 수 있기도 하다는 생각을 전했다.
반면에 발랄한 목소리로 “갑작스러운 통일은 안 된다고 생각한다(웃음).”라면서 가볍게 “내가 잘 됐을 때 통일이 된다면 더 좋겠다.”라며 분위기 환기도 시켰다.
마지막으로 “통일 이후, 고향에 가고 싶은가?”에 대한 답변은 “가고 싶은 사람만 가면 된다. 꼭 가야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답하였다.


△김혁 대표는 북한에 있을 당시, 친구들과 “북한이 중국에 넘어갔으면 좋겠다.”라는 그런 식의 말들을 했었다고 밝혔다. 통일 관련해서 이미 남한이 잘산다는 것을 다 알고 있고, 먹고 살 수 있게 어느 정도 개방적인 왕래(경제)가 가능한 상황이라도 되기를 바란다고 답하였다.
북한은 일본, 미국을 다 싫어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언어가 통하고 같은 동포인 남한과 통일이 좋다, 그러나 지금 당장 북한 주민들의 숨통을 트이게 해줘야 한다고 하였다.


종착지는 통일···우리의 노력 여하에 달려
△박대현 대표는 어려서 탈북한 그 관점(젊은층)을 기준으로, 통일은 무조건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살았다고 전했다. 당시에 ‘왜 통일이 되지 않는가!’라는 귀결은 “미국 때문”이라고 당연시했다고 하였다. 그 기반에 빨리 힘을 키워서 남한에서 미국을 내 쫓아야 통일을 할 수 있다는 신념 같은 것들이 있었다고 하였다.
중요한 것은 ‘개개인에게 통일의 정의는 무엇인가?’ 라는 질문이며, ‘박대현에게 통일이란?’의 자문을 하였다.
그 답으로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고, 12년 동안 떨어져 지내는 아버지가 서울 관악구에 와서 커피숍에서 여유롭게 커피 한 잔 드신다면 그게 통일일 것이라고 하였다.


통일은 우리 한반도에서 종착지는 분명히 맞지만, 이념대립으로 지난 70여 년간 생긴 상처를 회복하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고, 또 ‘경제차이는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라는 문제도 있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고난의 행군이후, 장마당 경제가 북한의 현실이 되고 그 장마당에서 부를 축적한 이른바 ‘돈주’가 생겨났다고 하였다. 지킬 것, 가진 것이 많은 자가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또다시 자녀세대에게 불행을 안기는 일을 감수하지는 않는다고 하였다.
분명히 지키기 위해서 끝까지 싸우며, 장마당 경제 이후 절대 정권을 신뢰하지 않으며, 내가 가진 것을 지키기 위해 싸울 것이라고 전했다.


탈북 약 20년을 기준, 10년 전 탈북민들의 시각과 지금은 변화가 있다고 하였다.
결론적으로 어떻든 통일이 종착지는 맞지만,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지를 고민해야 하며, 통일이 지금이냐, 아니면 10년 후 20년 후가 될지는 우리의 노력에 달려있다고 하였다.


<북한에서 남한까지 망고라면> 강연 토크쇼 주최 측은, 두부밥(유부초밥과 유사), 순대, 인조고기밥(콩고기), 등 음식을 준비하여 행사 시작에 앞서 음식으로 이해하고 알아갈 수 있는 시간을 갖도록 배려하였다.
관악구는 서울대 후문부터 낙성대 일대까지 관악 ‘낙성대벤처밸리’로 지정하고, 창업을 지원하는 ‘관악창업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문의: 02) 887-9648


이광국 기자 (nassem7@daum.net)
항상 현장의 중심에서 취재하고, 왜곡 없는 사실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