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빛내린천 사람들” <별이여 사랑이여>
등록일 : 2021.06.17


<별이여 사랑이여>


대학동 미선 씨는 3녀 1남 중 셋째 딸이다.

위로 언니 둘과 아래로 남동생 사이에 끼인 처지라 ‘찬밥’으로 컸다.

중학교를 마친 미선 씨는 아버지께서 갑자기 돌아가신 탓에

형제 넷이 한꺼번에 학교에 다니기 어려워 서울로 올라왔다.

낮엔 공장에서 일하고 밤에는 야간 여상을 다녔다.

학교를 졸업한 미선 씨는 은행에 취직했고, 마음씨 선한 남편도 만났다.

둘은 열심히 맞벌이를 해 집도 샀고, 1남 1녀도 잘 키웠다.

미선 씨는 가끔 셋째 딸이라는 이유로 엄마 눈에 보이지 않았던 어린 시절이 서운해 눈물이 났다.

미선 씨 큰언니는 결혼 후 이민을 갔다.

둘째 언니는 시부모 병구완으로 힘들고,

엄마를 모시던 시골 남동생은 사업에 실패해 형편이 어려워졌다.

미선 씨 나이 오십 여섯, 거동이 불편한 엄마를 집으로 모시고 왔다.

엄마를 모시고 오던 날 미선 씨는 문밖에서 울었다.

엄마는 미선 씨가 울었다는 것을 아는 눈치였지만 눈을 감은 채 아무 말씀도 않으셨다.

오늘은 미선 씨가 엄마 목욕 시켜드리는 날,

대학동의 봄날은 따습고 하늘은 푸르다.


저자 : 신림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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