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소통기자단] 백외섭기자, "관악산 계곡, 가을은 간다"
등록일 : 2020.11.12



하늘은 높고 푸르다. 누구의 손이라도 덥석 붙잡고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
하지만 식을 줄 모르는 코로나19 열기가 ‘집콕’하란다.
친구들과 등산모임도 어렵고, 동창회가 중단된 지 이미 오래다.
우리 관악구민은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관악산과 함께 하는 행운을 가졌다. 관악산은 송악·감악·운악·화악산과 더불어 경기 5악의 하나로 그 위용을 자랑하면서 관악구를 포근히 감싸고 있다.
연주대(629m) 정상에는 암자가 제비집처럼 앙증맞게 추녀 끝에 매달려 있다.



관악산 계곡 탐방은 관악산 입구 주차장에서 시작한다. 안내도를 살피고 관악산 일주문, 관악산시도서관을 통과하면 잘 다듬어진 숲길이 나온다.
관악산 입구부터 단풍터널이다. 보기 드문 노란 담쟁이덩굴이 인사를 한다. 서울대학교를 끼고 가는 관악산 계곡! 억새는 잿빛으로 변했다. 어린이들의 물놀이 천국이었던 물놀이장은 조용하다.



호수공원 주변은 붉은 단풍나무 천국이다. 계곡을 따라 늘어선 사철나무의 푸르름과 떡갈나무의 노란색이 어울려 한 폭의 그림이다.
계곡을 찾는 산책객이 예전처럼 많지 않다. 코로나19 거리 두기 걱정하지 않아도 충분하다. 호수공원을 지나 계곡을 따라 걷는다. 하늘이 보이지 않는 숲길이다. 계곡 따라 오르막 없이 숲길을 걸을 수 있는 코스다.



한 시간 정도 걸으면 나지막한 무너미고개가 나온다. 바로 가면 서울대 수목원을 거쳐 안양천이 되고, 서울대 방향으로 뒤돌아 가면 도림천이다. 헤어진 듯한 두 물줄기는 한강에서 다시 만나 바다로 간다.


낙엽이 수목원의 포도 위에 수북이 쌓였다.
‘이 길을 맨발로 걸을 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친다.



관악구민이 된 지 30년이 훌쩍 넘었다, 젊은이가 많이 살면서 서로 인사를 나누는 고향처럼 느껴지는 아담한 아파트에서 산다.
사회은퇴 후 시간 여유를 이용하여 이 골목 저 거리 삶길을 찾아 정을 쌓고 있다. 앞으로 재미있게 살아갈 관악사랑 이야기를 펼친다.

서울에서 제일 공기 좋은 곳이다. 불편함을 무릅쓰고 전원을 찾아 멀리 떠나야 할 이유가 없다. 정문을 나서면 바로 관악산 가는 능선이다.

‘아! 관악산 계곡, 가을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