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
청룡동 갑을명가 아파트 12층 아저씨가 재활용 쓰레기 분리수거를 위해
박스를 두 손으로 들고 승강기를 탔는데 중간층에서
초등학교 저학년과 유치원생 정도의 낯선 사내 아이 둘과 젊은 엄마가 탔다.
엊그제 새로 이사 온 가족인 것 같았다.
승강기에서 어린 아이들은 대개 낯선 아저씨를 경계하는데
유치원생이 귀여운 목소리로 ''안녕하세요!'' 인사를 한다.
아저씨는 아이가 기특해서 ''그래 안녕~'' 하고 인사를 받았다.
1층에 도착해 아파트 출입구 쪽으로 가는데 그 아이가 자동출입문 센서 쪽에 서서
문이 열린 상태를 유지한 후 아저씨가 먼저 나가도록 기다려주는 것이 아닌가.
아저씨는 ''고마워~'' 하고 먼저 나왔는데,
젊은 부모가 아이들 가정교육을 참 잘 시켰다는 생각에 흐뭇했고,
그 엄마가 달리 보였다.
인사까지는 몰라도 출입문 배려는 어린이가 쉽게 생각하고 실천할 수 있는 일이 결코 아니다.
반복된 교육과 실천이 있었을 것이다.
어른은 어린이의 거울,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다.
■저자 : 신림순이■